수요일, 2월 02, 2005

꽁꽁 얼어붙은 일만이천봉


두 번째 날 아침에 찾아간 구룡폭포 ⓒ byswing@gmail.com Posted by Hello

평소때면 꿈나라일 여섯시 반에 일어나 일찌감치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찾아나선 곳은 구룡연. 눈이 많이 온데다 날씨가 추운 탓에 산이 꽁꽁 얼어붙어, 미끄럽지 않게 신발에 아이젠(EIZEN)을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바닥은 생각보다도 훨씬 미끄러웠고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눈이 많이 쌓여 푹푹 빠지기까지 했다. 거금 7달러를 내고(물론 반납시 6달러는 환불해주지만) 빌린 아이젠이 제구실을 해서 천만 다행이었다.

본래 체력이 많이 약해서 산행을 하면 금방 지치곤 하는데, 2시간여의 긴 산행에도 불구하고 그 좋다는 '금강산샘물' 덕분인지 경치가 장관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폭포까지 올라가는데 별달리 힘든 점은 없었다. 오히려 볼 게 많아서 눈과 더불어 몸까지 즐거웠을 정도.

정상에 올라가 북측 안내원에게 구룡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선족으로 보이는 한 상인에게 귤색 손수건을 무려 4달러에 샀다. 또한 내려오면서 예쁜 북측 누나들의 호객행위(?)에 넘어가 친구들까지 차 3잔을 마시고 '어린이 과자'와 곶감을 샀다.

차는 설탕물이었고(맛이 형편없었기 때문에 정확히 무슨 차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어린이 과자는 밀가루 덩어리이고, 곶감은 그날 밤 친구들과 함께 먹었다가 오징어 맛(?)이 나서 그자리에서 버렸다. 달러화가 없었던 탓에 어떤 선생님과 즉석에서 1달러에 천원으로 환전을 받는 행운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돌아와서 울었을지도 모른다.

평양모란봉교예단 종합교예공연


'평양모란봉교예단' 종합교예공연이 끝난 후 ⓒ byswing@gmail.com Posted by Hello

짐을 푸는 대로 빨리 오면 '특석'에 앉을 수 있다는 조장누나의 말에 솔깃하여 짐을 풀자마자 문화회관으로 향했다. 공연장은 예상외로 작은 편이었고 특석은 공교롭게도 뒷자리였다. 들어서자마자 쳐다본 천장엔 각종 줄들과 그네 따위가 어지럽게 널려있어 '기껏해야 서커스 정도겠지……' 라는 생각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공연이 시작되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사진의 분홍색 한복을 입은 사회자분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수많은 국제대회에서의 경력을 언급한 이유를 공연이 끝나고서야 알 수 있었다.

남측의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전통과 역동적 몸놀림의 조화가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드디어, 낯선 땅에 발을 딛다


1/26~1/28 2박 3일간 머문 숙소 '포레스트돔' ⓒ byswing@gmail.com Posted by Hello

조장누나(가이드)의 말로는, 북측 땅에는 우리가 함부로 건물을 지을 수가 없다고 한다. 때문에 관광지의 건물은 전부 공중화장실 느낌의 가건물들 뿐이다(물론 전부다 저런 모양은 아니다). 심지어 장전항에 직접 호텔을 지을 수 없어 호텔을 배로 만들어 바다에 띄워 놓은 모습을 보기도 했다(호텔해금강).

매끼 식사는 남측 요리사들이 제공해주었다. 뷔페 음식이었는데 정말 먹을만했다. 개인적으로 호텔뷔페 그 이상의 수준이었다고 자부한다. 여행 내내 밥때가 기다려지기까지 했다.